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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 백동(희여골)의 사계절을 노래한  황응규의  정암(正庵)의  四時八詠.
  • 등록일2022-07-07
  • 작성자 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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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正庵)의 사 시 팔 영(四時八詠).

誰敎芳草遍池臺 누가 가르쳐준 꽃다운 풀 펼쳐진 도랑의 언덕인데
溪柳鵝黃杏雪堆 계곡엔 버들 아황이 은행나무 곁에 눈처럼 쌓였고
鳥弄鸎啼添客腦 새 희롱에 꾀꼬리 울으니 손님은 민망함 더하련만
蜂歌蝶舞勸人杯 벌들 노래하고 나비 춤추니 주인은 술잔을 권하네. 
                                 주: 아황(鵝黃)=노란 버들 꽃순.

一生離別時將暮 한생을 살면 세상 이별인데 때는 장차 저물어가고
千里音書雁不來 천리 밖의 기쁜 소식은 기러기도 전해오지 않는데
無賴韶光輝似錦 믿을 수 없이 화창한 날씨는 비단결처럼 빛났으니
東風細雨濕紅腮 동풍을 탄 가랑비에 볼때기엔 붉은혈색 젖어드네.

暖日溪山百卉香 따듯한 봄날의 계곡과 산엔 많은 화훼가 향기롭고
千村農務一時忙 많은 마을에선 농사짓는 일로 한 때나마 바빴는데 
夫耕隴上姑將饁 밭가는 농부 밭둑에 쉬고 할머니는 들밥 내오나니
 蠶老桑間女執筐 누에치는 노인 뽕밭에 쉬면 여인넨 광주리
                       잡누나.
浮水洛花流錦浪 물위에 뜬 떨러진 꽃은 아름다운 물결에 흘러가고
喚愁芳草斷人腸 시름 부르는 꽃다운 풀들 사람 애간장 끊어내는데 
柴門晝掩無人到 낮에 사립문 닫아 놓음은 찾아오는 사람 없음이니
 野馬晴絲白日長 들판의 말은 날개인 길쌈에 한낮의 해가  길다하네.

南郊時節屬南訛 남쪽 교외에선 시절 없이 영남 사투리 이어지는데
硉兀雲峰天際多 가파른 절벽의 구름 봉우리 하늘에 많을 즈음이고
竹院日長初坼笋 서원 뜰에는 해가 길어져 죽순이 싹트기 시작인데  
 荷塘水暖欲浮花 연못의 연꽃은 물 따듯하니 꽃이 뜨고자  하는구나. 

禾因雨足抽新葉 볏 못자리는 풍족한 비로 새로운 잎사귀 싹트는데
麥被風欺起晩波 보리밭 덮는 기만한 바람에 뒤늦은 파랑 일으키고
午睡覺來童子語 낮잠 자다 깨어나니 동자들은 들어와 글을 읽나니 
 櫻桃紅爛暎林柯 앵두나무 앵두는 붉게 익어 나무 가지를  비치누나.   

畏日凌天出艮東 여름의 해는 하늘 능가해 한정된 동에서 나오는데
朱光徹地赤如烘 붉은 햇볕은 땅에 철저해 적나라한 횃불 같으련만
求聲鸎語喬林外 소리를 구함에 꾀꼬리 소리는 높은 숲의 밖이리니
 反哺鳥慈樹影中 되돌려 먹이는 새의 자비는 나무 그림자 속이었네.

晨圃買瓜沈玉井 새벽엔 포원서 참외 팔더니 잠긴 구슬이 샘솟았고
午眠呼酒醉薰風 낮에는 자다가 술 부르더니 취한 향내의 바람인데
臥看屋上禽開口 누워서 보는 처마 위에는 새의 출입구가 열렸건만 
安得淸飄慰病翁 편안히 얻은 맑은 바람이 병든 늙은이를  위로하네.

西風吹暑樹間鳴 서쪽의 바람 불어오니 더위는 수목 사이서 우는데 
銀海昭回露氣淸 은빛 바다 밝으니 돌아온 이슬에 기분이 맑아지고
野色濃黃呈大熟 야외의 색채 황금빛 짖으니 잘 익어서 증정하건만
 山容堆紫媚新晴 산의 모양 자색 쌓이니 새롭게 날개여  아름답구나.

虛牕睡近幽蛩語 빈 창문 근처서 잠들려니 귀뚜라미 소리 그윽하고
遠浦寒生歸雁聲 먼 포구에 한기 생기니 기러기 소리는 돌아왔는데
萬木蕭條搖落盡 많은 나무 쓸쓸한 가지엔 흔들려 떨어짐 다했으니
 疎籬懸蔓夕陽明 트인 울타리 매달린 인동넝쿨 저녁 양지가  밝히네. 
주: 인동넝쿨=인동초(忍冬草)의 넝쿨

園栗風多拾滿筐 동산의 밤은 바람 많음에 광주리 가득히 주었건만 
庭梨紅爛帶繁霜 정원의 배는 누렇게 썩어 번성한 서릿발이 둘렀고
魚肥水國螯方紫 고기 살찌우는 연못 속에는 게가 방정한 자색이니
 酒熟村庄菊正黃 술이 익으면 시골 농장엔 국화가 올바른  황색일세.

楓樹問渠幾日好 단풍진 나무에 거수냐 물으니 거의 매일 좋아하고  
山花憐汝暫時香 산의 꽃에게 너는 가련타하니 잠시 향기 보내는데
不堪遲暮多愁緖 감당 못하게 나이를 먹어 시름의 실마리가 많나니
 也倚閒牕日隱牆 또한 한가히 창가에 기대면 날로 토담에  숨으라네.
주: 거수(渠帥)=악한무리의 우두머리.

愛日烘牕苦來遲 겨울날 햇살이 창문 밝혀주니 고통은 더디게 오고
靑燈黃券夜長時 청등 밑에서 독서해보면 밤은 제일 긴 시절이건만
山城寂寞樵童斷 산성 길이 적막함은 나무꾼 얘들 발길이 끊김이니
 喬木槎牙籜葉危 큰 나무는 밑동을 베나 낙엽은 긁음이  위태롭구나.

下括牛羊爭故道 신발을 동여맨 소와 양들은 인연한 길을 다투건만 
投林鳥雀擇深枝 숲 속의 투기하는 새들은 깊숙한 가지를 택하는데  
水沈金鴨香湮裊 물속에 잠긴 금압은 향기 찾아 하늘하늘 춤추나니
 歲暮窮山有所思 한해가 저무는 궁벽한 산촌도 생각할 바가  있구려.
              주: 금압(金鴨)=쇠붙이로 만든 오리모양의 향합(香盒).

陰雲釀雪北風銛 음침한 구름 눈 만드니 북풍은 볼떼기를 외우는데 
銀界乾坤白玉簷 은빛 세계의 하늘과 땅에는 백옥이 처마를 덮었고  
粉黛松杉頭欲攢 하얀 눈썹의 솔과 삼나무 머리를 모으고자 하나니
 瑤宮原野眼生嫌 훌륭한 집과 은빛 들판도 눈에선 미움이  생겨나네.

何村衡雨靑烟直 어느 마을에는 적당한 비로 푸른 연기가 곧았었고
底處遙峯白刃尖 낮은 곳의 아늑한 봉우린 하얀 칼날이 뾰족했는데
冷落門前塵跡絶 고드름 문 앞에 떨어져 속세의 자취 끊으라하더니
 碧天如海如月鎌 푸른 하늘은 바다 같던 포부 초승달로  주리라하네.


정암(正庵)은  풍기 백동에 있는  작은 집으로  송간 황응규가  살던
사랑채이며,
황응규는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의 제자이며,  퇴계 이황의 제자.
로서   풍기 백동 희여골을  노래한  고금을 통해  유일한 詩입니다.
페이지 담당자문화예술과 김도훈 ( 054-639-6562 ) 페이지 수정일 : 2023-08-16 만족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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