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의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소수서원 거재, 강회, 통독”을 주제로, 소수박물관 소장유물 “거재록(居齋錄)”, “거재잡록(居齋雜錄)”, “운원재록(雲院齋錄)” 등 거재 관련 고문서와 “심경(心經)”, “근사록(近思錄)”,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등 통독(혹은 강회) 관련 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거재’란 ‘서재에 머물며 공부하는 것’을 뜻하는 보통 명사로 쓰이지만, 소수서원에서는 일반적인 용례가 아닌, ‘거접(居接)’과 함께 강학(講學)의 특정한 형태와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즉, 거접에서는 ‘과거 대비’라는 목적하에 과거시험 과목의 하나인 제술(製述)을 내용으로 한 답안 작성 훈련과 평가가 이루어졌다. 반면, 거재에서는 ‘도학(道學)의 탐구와 실천’을 목표하여 개별 독서 및 일종의 집단 세미나에 해당하는 강회, 통독이 병행되었으며, 심경, 근사록, 주사서절요 등 도체(道體)를 밝히고 마음을 다스리는 유학의 실천적 공부법을 제시한 교재를 주 대상으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