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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폭포

오색찬란 단풍을 시원한 폭포와 함께 즐기는 색다른 가을의 정취 희방폭포

자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도시의 빌딩 숲에서 사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소리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고 이제는 오히려 자연의 소리가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소리, 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자연의 모습과 소리를 찾아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보자.

희방폭포

희방폭포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소백산 희방사 아래에 있는 폭포이다. 소백산 중턱 해발고도 700m지점에 있는 폭포로, 소백산 절경 중 한 곳이며 영남지방 제1의 폭포로 꼽힌다. 소백산의 영봉 중 하나인 연화봉(1383m)에서 발원하여 희방계곡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요란한 굉음과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직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폭포 정상 위에는 시원한 경치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길도 만들어져 있다. 조선 전기 학자 서거정(1420~1488)은 '천혜몽유처(天惠夢遊處)', 즉 '하늘이 내려준 꿈에서 노니는 듯한 풍경'이라 평했다 한다.

연화봉에 이르는 최단 등산코스를 따라 가면 만나는 희방폭포는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의 희방매표소로부터 걸어서 약15~20분 거리에 있다. 폭포 옆의 암벽에 설치되어 있는 철계단을 올라가면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과 폭포 위의 소(沼)를 볼 수 있다. 희방폭포 옆의 돌로 만들어진 돌계단을 따라 여유롭게 걸어 올라가다 보면 신라시대 선덕여왕 때 창건한 사찰인 희방사가 나온다.

귓전을 은은하게 맴돌며 마음의 평온을 되찾아 주는 전통사찰 희방사의 풍경소리와 28m높이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뿜으며 바위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희방폭포 소리는 극심한 대조를 이루는 반면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우러지기도 한다. 이렇듯 소리의 강약을 동시에 느끼며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희방폭포와 희방사이다.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어 마음의 평온을 안겨주는, '희방사'

폭포 위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면 수줍은 듯 살포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작고 아늑한 절인 희방사가 등장하는데, 희방사는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두운조사가 소백한 남쪽 기슭 해발고도 850m에 창건한 사찰이다. 절 입구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림이 빽빽이 우거져 이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희방사는 1568년(선조1)에 새긴 《월인석보》 1·2권의 판목을 보존하고 있었는데, 6·25전쟁으로 법당과 훈민정음 원판, 월인석보 판목 등이 소실되었다. 1953년에 중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은은한 종소리로 유명한 희방사 동종(경북유형문화재 226)과 월인석보 책판이 경내에 보존되어 있다. 월인석보는 수양대군이 세종의 명으로 석가세존의 일대기를 국문으로 엮은 《석보상절》과 세종이 석보상절을 보고 석가세존의 공덕을 찬송하여 노래로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합친 책이다. 불경언해서로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와 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분 아니라 1권 머리에 훈민정음 판 15장, 30면이 얹혀 있어서 국어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이용된다.

오색찬란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는 이 가을에 희방폭포와 어우러진 단풍도 마음껏 즐겨보며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켜 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길을 걷다 만난 희방사에 들러 일상에 지쳐있던 심신을 정화시키고 마음속의 평온을 되찾아 보는 기회를 가져보자.